2022년 10월 9일 주일예배
[흔들리지 않는 나라: 히 12장 28-29절]
최수근 목사(예수생명교회 담임목사)
캄보디아에 도착해서 먼저 방문한 곳은 시아누크빌이라는 도시였습니다. 캄보디아의 항만도시입니다. 이 도시에 들어갈 때 여러 건물이 공사를 중단한 채 흉물스럽게 방치된 모습을 보았습니다. 선교사님에게 여쭈어보니 이 도시를 중국인들이 마카오처럼 카지노 도시로 만들려고 하다가 코로나 기간 중국 자본이 빠져나가는 바람에 대부분 공사가 멈추게 되었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들이 처음에 들어와 계획을 세우고 실행했을 때 이런 결과를 상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사람들은 이렇듯 자기의 왕국을 세워가기를 꿈꿉니다. 그렇지만 그 왕국이 일장춘몽으로 끝날 때가 많습니다.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계 2위 군사 대국 러시아가 저리도 초라하게 될 줄을 누가 알았겠습니까? 내부로부터 서서히 무너지고 있습니다. 명분 없는 전쟁에 희생되지 않기 위해 수많은 청년이 나라를 빠져나가고 있지 않습니까? 사람들이 이 땅에 세워가는 것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커 보이는 유형의 자산과 무형의 자산이라 할지라도 한순간 위기가 닥치면 허망하게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무너질 것들을 부여잡기 위해 안간힘을 다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지 실은 세상 지혜도 꿰뚫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수래공수거라고 하지 않습니까?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갑니다. 욥도 그 지혜를 고백했습니다. 욥 1:21(우리말성경) “내가 내 어머니의 모태에서 벌거벗고 나왔으니 떠날 때도 벌거벗고 갈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주신 것을 여호와께서 가져가시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양받으시기를 바랍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무모하게 이 땅의 것들을 세워가려고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두려운 것은 성경은 이 땅의 허무한 모든 것들이 마지막 날 하나님의 심판 앞에서 다 무너져버릴 것을 말씀한다는 데 있습니다. 히 12장 26~27절 “그때에는 그 소리가 땅을 진동하였거니와 이제는 약속하여 이르시되 내가 또 한 번 땅만 아니라 하늘도 진동하리라 하셨느니라. 이 또 한 번이라 하심은 진동하지 아니하는 것을 영존하게 하기 위하여 진동할 것들 곧 만드신 것들이 변동될 것을 나타내심이라.”
꼭 마지막 심판 때가 아니라도 거짓된 것, 무너질 것들은 결국 허무하게 끝날 것입니다. 절대 영원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작심하시고 다 흔드시면 무너지지 않을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가 무엇을 붙잡고 있느냐, 무엇을 쌓아가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붙잡고 있습니까? 쓸모없는 것을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고 살았던 자들은 결국 모든 것을 다 잃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영원한 것은 무너지지 않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첫날 방문한 시아누크빌, 우후죽순처럼 솟은 수많은 건물이 이 도시의 번영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사람들은 거기에 홀려 여전히 번영을 좇아갈 겁니다. 이 땅에서의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을 걸 것입니다.
그런 도시의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도시 외곽에 자리하고 있는 허름한 마을에 한국 선교사님의 선교센터가 있었습니다. 수수하게 지은 선교센터였습니다. 여기에서 시아누크빌, 그 주변, 바탕방 등지에서 캄보디아 목회자와 사역자들이 모여 선교대회를 진행하였습니다.
캄보디아 사람들 종교 대다수는 소승불교가 차지합니다. 소승불교가 95%입니다. 이슬람이 3%, 기독교인은 2%입니다. 캄보디아 교회가 수적으로는 약합니다. 그렇지만 이 소수의 그리스도인은 불교의 나라에 하나님 나라가 임하기를 소망하며 사역하고 있습니다. 그런 열정이 선교대회에 참석한 목회자들과 사역자들에게서 강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들이 그리고 이들과 동역하는 선교사님들이, 또한 선교사님들을 후원하는 한국의 교회들이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가 캄보디아 땅에 확장되기를 소망하며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현지 목회자들이, 선교사님들이, 우리가 이렇게 사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은 우리가 받은 하나님의 나라가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받은 이 나라는 세상 나라들처럼 흔들리는 나라가 아닙니다. 결코 무너지지 않는, 흔들리지 않는 나라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흔들리지 않는 영원한 나라입니다.
그러기에 하나님 나라를 기업으로 받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모든 것이 달라져야 합니다. 추구하는 방향과 가치가 세상 사람들과는 구별되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세운 왕국을 지켜내기 위해 동분서주합니다. 캄보디아 선교사님 중 한 분이 그런 고민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청년들이 신앙으로 잘 양육해서 사회로 진출해도 나라가 그렇다보니 하나님 나라와 세상 사이에서 갈등한다는 거예요. 많은 유혹이 있는 겁니다. 결국 우리가 이것을 넘어서려면 매일 은혜 안에 서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받은 하나님 나라는 우리가 이룬 것이 아닙니다. 철저하게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진 것입니다. 따라서 이 영원한 나라에 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은혜 안에 있어야 합니다. 날마다 은혜를 받아야 합니다.
히 12장 28절a “그러므로 우리가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받았은즉 은혜를 받자”
흔들리지 않는 나라, 결코 무너지지 않는 나라를 주신 하나님께 우리는 감사함으로 나아가 예배드리며,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 그 은혜의 자리로 늘 나아가야 합니다. 은혜의 체험 없이는 복음의 가치와 우리 자신의 가치를 알 수 없고, 더더욱 진실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코 하나님 나라를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러니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무너질 것들에 마음을 빼앗기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히브리서 기자는 경고하는 겁니다. 히 12:15 “너희는 하나님의 은혜에 이르지 못하는 자가 없도록 하고”
이렇게 하나님의 은혜로 하나님 나라를 살아갈 때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이 하나님을 섬기는 삶, 즉 예배자의 삶입니다. 히 12장 28절b “이로 말미암아 경건함과 두려움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섬길지니” 하나님의 은혜를 알고 감사하는 자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섬깁니다. 섬기는 일은 바로 예배입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일은 두 가지 다른 측면이 요구됩니다.
먼저 하나님을 “경건함과 두려움으로” 섬기라 말씀하셨습니다. 은혜가 중심이라고 해서 하나님 앞에 함부로 서는 것이 아닙니다. 더욱 하나님을 예우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께 대한 경건함과 두려움을 지닌 자는 극심한 고난 속에서, 또는 유혹의 소용돌이 속에서 전폭적으로 하나님을 신뢰합니다. 거기에서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자신을 지켜냅니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처럼 하나님을 대하니 그분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또한 하나님을 “기쁘시게” 섬기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하는 섬김은 하나님이 외면하시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나님을 기쁘시게 섬깁니까? 하나님이 우리에게 은혜와 사랑으로 다가오셨지만, 우리는 그분의 방법을 따라 나아가면 되는 것입니다.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는 것이지요. 영과 진리입니다.
왜 우리가 하나님을 경건함과 두려움으로 그분을 기쁘게 섬겨야 합니까?
히 12장 29절 “우리 하나님은 소멸하는 불이심이라”
그리스도인이라면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소멸하는 불이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거짓된 모든 것들을 심판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바로 안다면 우리는 우리의 순종과 예배를 통해 우리가 고백한 믿음의 실체를 드러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일에 분주하기보단 믿음의 경주를 한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부주의한 삶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에서처럼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영적인 유산들의 가치를 알지 못하고, 함부로 여기고, 쉽게 상실하는 이들은 결코 완주하지 못합니다. 결국 낙오하고 말 것입니다. 새 언약의 복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은 모두 들통이 날 것입니다. 그들이 진리가 아닌 거짓된 것을 부여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우리는 영원하며 흔들리지 않는 하나님의 나라를 상속받은 이들입니다. 복음 안에서 굉장한 존재입니다. 얼마나 놀라운 은혜의 현장에서 우리가 달려가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바랍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경건함과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 하나님을 섬기며 매일 하나님의 보좌 앞으로 나아가 은혜를 받아야 합니다. 하나님과의 교통이 끊어지지 않아야 합니다. 구원의 은혜를 베풀어주신 하나님을 거역하지 말아야 합니다.
히 12장 25절 “너희는 삼가 말씀하신 이를 거역하지 말라” 하나님의 은혜로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수시로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했습니다. 결국 불순종에 대한 책임을 그들은 피하지 못하고, 광야에서 다 죽어야 했습니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 구속의 사역을 통해 은혜를 누리고 있는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기를 원하십니다. 귀를 기울이고 순종하지 않으면 마지막 하나님의 심판 때가 되면 모든 것이 자명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내가 뭔가 더 잘하려고 애를 쓰는 일에 앞서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하여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구하며,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나아가 하나님을 예배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모습으로 설 때 우리는 에서처럼 하나님의 축복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달려가 흔들리지 않는 나라, 하나님 나라를 유업으로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어느 상황에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살아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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