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4월14일 설교문
[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성도 : 빌4장21-23절 ]
최수근 목사(예수생명교회 담임목사)
작년에 방송프로그램인 힐링캠프에 축구선수 정대세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이날 방송에서 진행자중 한 사람이 “정선수는 한국 북한 일본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을 느낀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 정대세는 “일본에 있을 땐 혼란스럽지 않았는데 대표 선수가 된 후 정체성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는 “왜 난 일본에서 태어나 한국 국적으로 북한대표를 선택했는지 그 부분에 대해선 지금도 계속 생각하고 있는데 답은 아직 못 찾았다” 고 털어놓았습니다. 자신을 지켜보고 키워준 나라 북한, 태어난 나라 일본, 국적이 있는 고향인 나라 한국, 이 세 나라 사이에 끼어있는 자신이 정말 누구인지를 찾아가는 정대세의 마음이 어떨까 생각을 해봅니다. 정대세는 세 나라이지만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두 나라 사이에 끼어있습니다. 우리의 본향인 하나님 나라와 이 땅의 나라입니다. 우리가 이 땅의 백성이 아님을 깨닫게 되는 사건이 거듭남의 자리입니다. 그러나 거듭남 이후 하나님 나라 백성다운 삶,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살아가는 데에는 순간순간 넘어야 할 고비들이 있습니다. 옛사람의 모습을 버리지 못하고 여전히 자신 안에 남겨두기에 생기는 것들입니다. 바울이 고백했던 것처럼 모든 것을 그리스도를 위하여 배설물처럼 버리면 되는데 버리지 못해 두 세계가 날마다 충돌합니다. 여러분은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이후 아직도 두 나라 사이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습니까? 아니면 확실하게 자신을 발견하고 그 믿음대로 살아가고 있습니까?
바울은 빌립보교회의 성도들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1장1절에서 “그리스도 예수의 종 바울과 디모데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빌립보에 사는 모든 성도와 또한 감독들과 집사들에게 편지하노니”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4장21절에서 편지쓰기를 마치면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성도에게 각각 문안하라”라 권하고 있습니다. 빌립보교회 성도들이 세상에 속한 자리는 빌립보입니다. 그러기에 저들은 빌립보의 시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바울은 여기에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라는 말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세상 사람들과 구별시켜주는 분명한 영역입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그러나 거듭난 우리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입니다. 이것을 분명하게 여기지 않기에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이 어떠한 존재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세상 사람들과 똑같이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그러기에 빌립보교회의 성도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하나님 나라의 백성임을 드러내고자 그리스도의 통치권 아래 들어가야 할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빌립보 시민이지만 저들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만 했습니다. 그래야만 빌립보교회의 성도들이 “허물없이 그리스도의 날까지 이르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의의 열매가 가득하여 하나님의 영광과 찬송”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예수생명교회 모든 성도들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살아감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과 찬송이 되기 바랍니다.
우리가 오늘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겁니까? 바울은 자신이 작금에 처한 투옥의 상황과 그로 인해 일어난 여러 사건들조차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봅니다. 빌립보서 1장13절에서 바울은 “나의 매임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시위대 안과 그 밖의 모든 사람에게 나타났으니”라고 했습니다. 바울은 그냥 단순한 죄인이 아니었습니다. 복음을 위한 사역을 감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그는 그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사람들에게 복음을 증거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인식을 하지 못했다면 어떻게 바울이 의연하게 자신의 상황을 해석할 수 있었겠습니까? 진정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면 바울처럼 자신의 상황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너무도 쉽게 무너지는 경향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사탄이 가장 바라는 바 일 뿐입니다. 이것을 넘어 서기 위해선 다른 패러다임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오늘도 주님이 날 이끌어가고 계심을 신뢰할 수 있다면 그 어떤 혼란도 겪지 않게 될 것입니다. 만일 바울이 복음의 시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다면 어찌되었겠습니까? 그가 복음을 전하면서 당한 고초만을 생각했다면 자신이 지금 하고자 하는 일들이 잘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 정체성의 혼란에 빠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바울은 확고했습니다. 그러니 바울은 확신을 갖고 1장29절에서 “그리스도를 위하여 너희에게 은혜를 주신 것은 다만 그를 믿을 뿐 아니라 또한 그를 위하여 고난도 받게 하려 하심이라.”고 고백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놀라운 복음의 혜택을 누리는 것만 생각합니다. 그러니 어느 날 고난이 밀려올 때 믿음의 정체성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고난과 맞서 믿음을 지키고, 그리스도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살기 위해선 낮아지신 예수그리스도 안에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바울은 빌립보의 성도들에게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품으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내가 아닌 그리스도로 살아가라는 말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변화 받은 이후의 삶에서도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은 저들의 마음이 여전히 옛사람의 마음에 의해 조정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품고, 그 분의 거룩한 통치 아래 살아간다면, 내가 아닌 그리스도로 살아간다면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흔들림 없는 삶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그리스도 안에서 주님의 마음으로 살아가기에 어떤 환경에서도 기뻐할 수 있습니다. 3장1절“주안에서 기뻐하라” 4장4절“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평강이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시기 때문입니다. 이 땅에서만 아니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구별된 삶을 살아가는 성도들에게는 하나님께서 기쁨이라는 선물을 주시는 것입니다. 이처럼 주 안에 서 있는 자들은 흔들림이 없는 것입니다. 어떤 환경 속에서도 자족하고 감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도바울은 고백합니다.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우리도 바로 그리스도 안에 서 있는 성도입니다. 더 이상 흔들림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바랍니다. 아마도 혼자라면 이 일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혼자라면 결코 가기 어려운 길입니다. 하지만 같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 서 있는 성도들이 옆에 있다면 그래서 그 길을 함께 갈 수 있다면 이 길은 그렇게 어려운 길이 아닙니다. 이것은 믿음이라는 네트웍의 위력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서로를 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 본문 말씀인 21절에서 바울은 빌립보교회의 성도들에게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성도에게 각각 문안하라”하였습니다. 우리 안에서 아름다운 성도의 교제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함께 나눔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요즘 교회가 대형화되면서 성도의 교제가 약화되었습니다. 예배시간 한 시간 왔다가 급하게 갑니다. 함께 하는 성도라는 끈끈함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위로는 하나님과 신실함의 교제가 이루어짐과 동시에 옆으로는 같은 지체들과의 교제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의 믿음이 성숙해지는 것입니다. 물론 같은 성도라고 하여 다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나는 신앙생활 잘하고 있는 반면에 저 사람은 그리스도인이라고 하기에 너무도 부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그냥 싫은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들을 통하여서도 영광 받으실 것입니다. 그러기에 바울은 갈라디아서6장2절에서“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하였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서 있는 성도로서 옆에 있는 지체가 영적으로 연약하다면 그 연약함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베풀 수 있어야 합니다. 교회공동체는 하나 된 그리스도의 몸이기 때문입니다. 이러면 어떻게 사탄이 우리를 흔들 수 있겠습니까?
무엇보다도 우리가 흔들리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는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받은 하나님 나라 백성입니다. 히브리서12장28절“그러므로 우리가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받았은즉 은혜를 받자. 이로 말미암아 경건함과 두려움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섬길지니”라고 하였습니다. 참으로 오늘도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살아가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섬기고 있습니까? 아니면 여전히 순간순간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세상에 서 계십니까?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늘 경건함과 두려움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섬길 수 있는 힘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 분의 은혜가 우리 심령 가운데 넘칠 때 주어지는 것입니다. 23절에서 모든 것을 마무리하며 바울은 빌립보교회의 성도들을 향하여 축복하고 있습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너희 심령에 있을지어다.”이것은 사도 바울이 사용한 일상적인 상투어구가 아닙니다. 바울은 빌립보교회의 성도들이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얻게 된 구원을 최대한도로 누리며 살기를 원했습니다. 이를 위해 그리스도의 은혜가 우리와 함께 하면서 우리의 영혼을 다스리는 것보다 더 바람직하게 요구되는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오늘 신앙생활하면서 이 은혜보다 중요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만일 그렇다면 우리의 신앙생활은 뭔가 알맹이가 빠진 것입니다. 여기에 지금 교회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의 원인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은혜가 아닌 우리 자신의 힘으로 뭔가 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은혜는 하나님께서 우리들을 살피시고 우리들의 참 모습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해당되는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을 축복하시는 것입니다. 이처럼 은혜는 인간의 공로에 근거하지 않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를 의지하여 우리가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의 은혜가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인의 구원의 처음이자 마지막이기 때문입니다. 고린도후서 8장9절에서“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너희가 알거니와 부요하신 이로서 너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심은 그의 가난함으로 말미암아 너희를 부요하게 하려 하심이라” 했습니다. 이 은혜가 없다면 우리는 어떤 믿음도, 구원도 소유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의 은혜는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의 구원 전체에 대해 책임을 지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그리스도의 은혜가 우리 심령 가운데 주어져야 합니다. 우리의 심령은 우리의 가장 깊은 속에 있는 고차원적인 감각기관입니다. 우리의 심령이 올바르다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우리는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물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온전한 은혜 가운데 우리의 영혼을 인도하고 계신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든 간에, 우리는 괜찮을 것입니다.
사도바울이 빌립보교회의 문제를 바라보면서 권면했던 문제들을 뛰어 넘어설 수 있습니다. 분열이 아니라, 성도들과 같은 마음을 추구하며 아름다운 성도의 교제를 나눌 수 있습니다. 근심대신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할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않고 기도할 수 있습니다. 세속적인 것이 아니라 거룩한 것을 생각할 수 있고, 어떤 환경에서도 자족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의 영혼이 잘못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우리의 불행과 고통과 갈등의 원인이 여기에 있습니다. 만일 우리의 영혼이 오염되지 않고, 그리스도의 은혜로 씻음 받아 밝고 순수하기만 하다면 거기에는 어떤 악한 생각이나 상상, 시기나 질투 부당한 느낌이나 불평이 전혀 없을 것입니다. 은혜의 힘은 이것이 다가 아닙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은혜를 소유함으로써 믿음과 소망과 사랑과 구원의 지식과 그에 대한 이해를 소유하게 되고, 축복된 성령의 다양한 열매를 맺게 되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그리스도의 은혜는 우리를 강화시키고 유지시켜 줍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겪는 시험과 환난 중에도 거뜬히 이길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연유로 바울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너희 심령에 있을지어다”라고 축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여러분의 심령 가운데 있습니까? 이 은혜가 여러분의 삶을 이끌어가고 계십니까?
오늘도 우리는 이 세상에서 불확실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당장 우리 앞에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리스도의 은혜가 우리 가운데 있다면 흔들리는 우리들을 붙들어주시고 격려해주실 것입니다.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근심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지 않고 기쁨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힘을 북돋워주고 세워주실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은혜는 우리들의 모든 필요를 채워줌으로써 인생을 과감하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이와 같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삶이 하나님께 기쁨으로 바쳐진다면 우리는 모든 것에서 차이가 나는 명품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워지게 될 것이고, 마침내 하나님 앞에 흠 없고 온전하며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서서 하나님을 찬양하며 섬기게 될 것입니다.
여기에 그 어떤 정체성의 혼란스러움이 있겠습니까? 우리가 그리스도 밖에 있고, 그리스도의 은혜가 없기에 흔들리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늘 그리스도 안에 서있고, 그 분의 은혜로 강화되고 유지된다면 어찌 흔들리는 나약한 삶을 살 수 있겠습니까? 결코 흔들림이 없습니다. 우리는 빌립보서를 써내려가는 바울의 모습을 통해 그 능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이 믿음을 갖고 그리스도 예수의 은혜 안에서 놀라운 은혜의 힘으로 살아가는 성도 되기 바랍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살아가게 하신 축복에 감사드립니다. 흔들림 없는 나라를 유업으로 받은 성도로서 이 땅을 살아가며 언제나 흔들림 없는 삶을 살아가게 하옵소서. 이를 위해 우리 안에 그리스도의 은혜가 충만하기를 소망합니다. 그 은혜가 우리의 심령을 이끌어가며, 우리를 강화시켜주시고, 유지시켜주시고, 이 세상에서 능력 있는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옵소서, 저희에게 은혜를 베풀어주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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