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는 정의의 하나님이심이라: 사 30장 18-26절

2021년 9월 12일 주일설교문

[여호와는 정의의 하나님이심이라: 사 30장 18-26절]

최수근 목사(예수생명교회 담임목사)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참으로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34년 전 탈옥을 하여 사회를 시끄럽게 만들었던 지강헌이 세상을 향해 외쳤던 말이 기억납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우리나라의 사법적 차별은 심각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사법부는 지난 역사 속에서 권력의 시녀가 되어 사람들에게 가혹하게 판결하여, 수많은 이들이 피해를 보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군사독재 시절 많은 재일동포 청년들이 조국인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가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억울하게 옥고를 치렀습니다. 대부분 심한 고문에 의해 조작된 사건들이라 시간이 지나서 재심청구를 통해 여러 재판 건들에 대한 무죄판결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미 너무도 많은 것을 잃어버린 저들의 상처가 쉽게 치유될 수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시대가 변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서 사법적 차별이 있고, 아마도 OECD국가 중 하위권일 겁니다. 게다가 군대나 직장 안에 성폭력, 성희롱이 난무하고 인권침해가 이루어지고, 성차별, 인종차별, 각종 공정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금도 이 땅에는 정의로 가장된 불의함과 기득권만의 정의를 외치는 것으로 인해 고통당하고 있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때그때 마다 사람들은 정의를 외쳐왔습니다. 이를 위해 많은 이들의 희생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의로운 사회가 된 것 같은데 다시 불의와 불공평의 자리로 돌아가곤 합니다. 그뿐 아니라 각각의 시대마다 주장하고 받아들여졌던 정의가 다릅니다. 시대가 바뀔 때마다 전 시대에서 인정받던 정의가 더는 그 시대에 합치하는 정의가 될 수 없고, 올바른 정의가 될 수 없는 경우들이 많아서입니다.

이것들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겠습니까? 절대적이고 영원한 정의는 이 세상에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인간 자체가 공정할 수 없고 불합리하고 이기적이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자기 유익한 일을 행할 뿐이지 모든 이들을 위한 공의는 자리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가령 있는 것처럼 보여도 그건 단지 자기 의를 세우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요? 로마서 10장 2, 3절에 보면 유대인들이 그렇게 하나님의 의를 모르고 자기 의를 세우려고 힘썼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롬 10:2 “내가 증언하노니 그들이 하나님께 열심히 있으나 올바른 지식을 따른 것이 아니니라”

롬 10:3 “하나님의 의를 모르고 자기 의를 세우려고 힘써 하나님의 의에 복종하지 아니하였느니라”

그렇게 하나님의 의에 복종하지 않고 자기 의를 세우려고 하니까 그와 같은 그들의 불의함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지 않습니까? 이건 비단 유대인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이렇게 땅에 떨어진 공의를 회복하고 넘치게 하시도록 하나님은 요청하셨습니다. 암 5:24 “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할지어다.”

그러나 진정한 정의의 실현은 우리 하나님 안에 있고, 우리는 하나님 안에서 진정한 평화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세상의 불의함 가운데서 신음하는 우리를 구해주실 분은 바로 하나님뿐이십니다. 아직도 세상에 여러분의 소망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런 확신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여러분의 좌절은 커갈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하나님 안에서 소망을 찾아야 합니다. 언제나 변함없는 정의는 우리 하나님에게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그분의 정의에는 완전한 사랑이 담겨 있어서입니다. 세상의 정의는 냉냉합니다. 법리가 중요하지 사람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장 발장과 같은 이들을 무수히 양산할 뿐입니다. 반면에 하나님의 정의, 하나님의 공의는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과 함께 갑니다. 그렇지 않다면 하나님은 엄위하시고 심판하시고 무서운 하나님일 뿐입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공의에 사랑이 기여하기에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새로운 삶에 대한 소망을 얻을 수 있고, 위로 또한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부족하고, 우리가 온전히 서지 못했을지라도 말입니다. 세상에서라면 그런 우리라면 매장당하기 쉽죠.

오늘 본문에서도 이사야 선지자는 고난당하고 있는 남 유다 백성을 향하여 “여호와는 정의의 하나님이시다” 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그들이 겪고 있는 고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보도록 하시는 겁니다.

사 30:18 “그러나 여호와께서 기다리시나니 이는 너희에게 은혜를 베풀려 하심이요 일어나시리니 이는 너희를 긍휼히 여기려 하심이라 대저 여호와는 정의의 하나님이심이라 그를 기다리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

남 유다 백성들은 그들을 대하시는 하나님을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 연유로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고 달리 살길을 찾고자 엉뚱한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들이 돌이키기를 기다리셨습니다. 왜 기다리셨을까요?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정의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목적은 심판과 그로 인해 저들을 멸망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저들을 살리시고 진정한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 돌이키시는 데 있습니다.

이렇게 여호와 하나님께서 정의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불신과 패역을 일삼는 유다 백성들이 돌이키기를 하나님은 기다려주시고, 돌이킨 그들에게 은혜를 베푸시고 긍휼히 여기시는 것입니다.

‘정의’에 해당하는 ‘미쉬파트’는 ‘재판’이라는 기본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편협하게 판단하지 않으십니다. 오늘 우리 사법부는 그때그때마다 달라서 심히 혼란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그건 인간의 잣대 자체가 불완전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러나 하나님은 불의한 평결을 하지 않으십니다. 시 119:137 “여호와여 주는 의로우시고 주의 판단은 옳으니이다.”

우리 죄에 대해 공의로우신 하니님은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죄의 문제를 친히 해결하여 주셨습니다. 죄의 값은 사망임에도 우리를 긍휼히 여겨주시어 그리스도 안에서 살려주셨습니다. 이와 같은 하나님의 정의 안으로 우리가 들어오기를 하나님은 기다리십니다. 은혜를 베풀어주시고 긍휼히 여겨주시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러나 여호와께서 기다리시나니 이는 너희에게 은혜를 베풀려 하심이요 일어나시리니 이는 너희를 긍휼히 여기려 하심이라.”

세상은 마냥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마감이 되면 기회가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기다리십니다. 그것은 하나님은 공의로우신 분이시면서 사랑의 하나님이시기에 당신의 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푸시기 위해서 기다려주시는 것입니다. 누가복음 15장에 탕자를 기다리는 아버지이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기다림은 당신의 정의로우심을 자신의 희생을 통해 보여주셨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사랑으로 덮으시고 우리가 주 앞에 서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기다리시는 하나님 앞에 설 때 우리 하나님께서는 일어나실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선 백성들을 긍휼히 여기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님의 긍휼하심이 없었다면 우리는 망해도 수없이 망했을 것이고, 이 세상 또한 망해도 수없이 망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의 백성을 압제한 대적들을 전능하신 능력으로 심판하시고 하나님의 백성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시는 하나님의 면모를 나타내시는 분이십니다. 즉 이 땅 가운데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은 그들이 당하는 억울함을 풀어줄 사람이 없었으나 하나님께서 친히 공의를 베푸사 구원하여 주시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나님이 우리를 기다려주시니 우리 또한 하나님을 기다려야 합니다. 여호와께서 그의 백성이 회개하고 돌아오기를 기다리시듯이 위기의 상황에서 여호와의 구원을 바라며 그를 기다리는 자는 복이 있다 말씀 하였습니다. “그를 기다리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하나님은 믿음으로 기다리는 당신의 백성들에게 복을 주시며 구원하시는 분이십니다.

이어지는 19-26절은 18절의 말씀을 적용해 가는 내용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기다리는 자들에게 복을 주시는 것입니다.

19a “시온에 거주하며 예루살렘에 거주하는 백성아 너는 다시 통곡하지 아니할 것이라.”

하나님을 기다릴 때 하나님은 마침내 역사하십니다. 하나님은 백성들로 하여금 다시 통곡하지 아니하게 해주실 것입니다. 우리 눈에서 불의함으로 말미암아 더는 눈물 흘리지 않게 해주실 거라는 약속입니다.

19b “그가 네 부르짖는 소리로 말미암아 네게 은혜를 베푸시되 그가 들으실 때에 네게 응답하시리라.”

하나님은 우리의 부르짖음에 응답하실 것입니다. 세상을 향해 아무리 외쳐보십시오. 국회의사당을 자주 지나가는데, 그 앞에 피켓을 들고 불의한 일에 대해 호소하는 민원인들이 참 많습니다. 국회의원들이 저들의 애절한 소리를 들을까요? 눈에 눈물을 그치게 해줄까요? 자그마한 관심이라도 가져준다면 다행이겠지요. 그렇지만 우리 하나님은 우리의 부르짖음에 은혜를 베푸사 들으시고 응답하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간절히 부르짖는 자녀들에게 하나님은 귀를 기울이십니다. 그리고 응답하십니다. 은혜를 베풀어주실 것입니다.

20 “주께서 너희에게 환난의 떡과 고생의 물을 주시나 네 스승은 다시 숨기지 아니하시리니 네 눈이 네 스승을 볼 것이며”

21 “너희가 오른쪽으로 치우치든지 왼쪽으로 치우치든지 네 뒤에서 말소리가 네 귀에 들려 이르기를 이것이 바른 길이니 너희는 이리로 가라 할 것이며”

하나님은 우리의 영원한 스승이 되어주실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를 올바른 길로 가라고 이끌어주실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길을 올바르게 인도해줄 이가 누가 있습니까? 온전한 스승을 찾아보기 어려운 때입니다. 삯군 목자, 거짓 목자가 참으로 많습니다. 누구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할지? 그러나 정의의 하나님을 바라볼 때 하나님은 우리 귀에 올바른 길이 어디인지를 들려주십니다. “이것이 올바른 길이니, 너희는 이리로 가라”

또한 하나님은 우리의 풍성한 공급자가 되어주실 것입니다.

23 “네가 땅에 뿌린 종자에 주께서 비를 주사 땅이 먹을 것을 내며 곡식이 풍성하고 기름지게 하실 것이며 그 날에 네 가축이 광활한 목장에서 먹을 것이요”

24 “밭 가는 소와 어린 나귀도 키와 쇠스랑으로 까부르고 맛있게 한 먹이를 먹을 것이며”

우리는 기억해야만 합니다. 양식은 하늘로 부터오는 것임을 말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상처를 싸매어주시는 치료자 하나님이십니다.

25 “크게 살륙하는 날 망대가 무너질 때에 고산마다 준령마다 그 뒤에 개울과 시냇물이 흐를 것이며”

26 “여호와께서 자기 백성의 상처를 싸매시며 그들의 맞은 자리를 고치시는 날에는 달빛은 햇빛 같겠고 햇빛은 일곱 배가 되어 일곱 날의 빛과 같으리라”

말라기 4:2 말씀에 “내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공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비추리니 너희가 나가 외양간에서 나온 송아지 같이 뛰리라” 하였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정의의 하나님, 공의의 하나님을 기다려야 합니다. 마침내 우리의 삶에 공의로운 해가 떠오를 것입니다. 그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희생과 사랑으로 우리를 감싸주시는 하나님의 의이신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을 기다리는 자가 될 때 우리 삶에 하나님 나라의 복이 임할 것입니다.

불의한 세상 가운데 하나님은 우리를 외면하거나 버리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의 정의의 울타리 안에 우리를 보존하시고 우리가 그 은혜 안에 서 가도록 축복해주실 것입니다. 오늘 말씀은 선포합니다. “여호와를 기다리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 공의의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잠잠히 참아 기다릴 때 우리를 은혜와 긍휼의 하나님을 마주하게 되며, 우리의 한숨과 슬픔은 변하여 기쁨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