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9일 주일설교동영상
[무엇을 의지하여 살아갑니까? 누가복음 5장 1-11절]
최수근 목사(예수생명교회 담임목사)
오늘 본문 첫머리에는 두 장면이 대조되고 있습니다. 한 사람 예수님에게는 많은 사람이 몰려와서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막아도 피해도 사람들은 말씀을 듣기 위해 몰려왔습니다. 반면에 한 사람 베드로는 밤새도록 물고기를 잡으려고 했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와 그물을 씻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수고했지만 헛수고였습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몰려와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 예수님께서는 그런 시몬 베드로를 바라보셨고,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배를 육지에서 조금 떨어지도록 하시고 뱃머리에 앉으셔서 무리에게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이때 베드로의 마음이 흔쾌하게 그 일을 행했을까요? 밤새 지쳐 있었기에 빨리 그물을 정리하고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우선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처럼 우리들의 일에 빠져 있을 때, 그런 우리에게 바로 그 자리를 떠나 다른 자리,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은혜의 자리로 우리를 부르십니다. 베드로와 같은 상황 속에서 여러분은 어떻게 반응하시겠습니까? 오늘 주님이 우리에게도 일상인 자리를 잠깐 떠나도록 하십니다. 우리가 그 자리에 매여 있는 한 우리에게서 그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님께로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습니다.
자의는 아니었지만, 예수님이 자기 배에 타셨고, 더군다나 땅으로부터 좀 떨어지도록 했기에 배를 움직여야 하는 베드로는 그 자리에서 꼼짝없이 말씀을 들어야 했습니다. 워낙 말씀의 권세가 다른 랍비나 서기관들과는 달랐기에 베드로도 감동하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말씀을 마치신 예수님께서 그냥 배에서 내리지 않으시고, 배 한편에 앉아 있던 시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4절 “말씀을 마치시고 시몬에게 이르시되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
이 말이 은밀하게 예수님과 베드로 사이에 오고 간 말은 아닐 겁니다. 옆에 사람들도 들었고, 배 가까이 있었던 사람도 들었을 것입니다.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
이것은 베드로를 향한 예수님의 도전이었습니다.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젊은 랍비를 통해 조금 전까지 하나님의 말씀을 경청했지만, 지금 예수님이 깊은 데로 가서 물고기를 잡으라고 하는 명령은 오랜 세월 어부로서 생활해 왔던 시몬 베드로에게는 흔쾌히 들을 수 있는 명령은 아니었습니다. 또한 어부의 경험이 없는 예수님의 말을 듣고 그렇게 행동했다가는 사람들에게 우스운 꼴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런 연유로 이 순간 평생 어부 베드로가 어떻게 대처하나 사람들은 재미있는 표정으로 지켜보았을 것입니다.
그때 시몬이 예수님께 대답합니다. 5절 “시몬이 대답하여 이르되 선생님 우리들이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잡은 것이 없지마는”
“예수님 밤새도록 우리가 물고기를 잡고자 했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여기까지의 말은 어부로서의 말입니다. 경험상 지금 또 나가봐도 한 마리도 잡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대게 자신이 겪었던 경험의 늪에 빠져 있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다른 이야기를 경청하지 않습니다. 몇 번 시도 해보았는데 안된 일들일수록 더더욱 그렇습니다.
헌데 시몬 베드로는 경험의 덫에 갇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 이야기합니다.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 하고” 예수님의 말씀을 한번 믿어보겠다는 것입니다. 배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듣다 보니 그래도 한번 말씀대로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이 의지하는 것들은 무엇일까요? 여러분은 지금 무엇을 가장 의지하여 살아가고 있습니까? 사람들은 자기가 경험해왔던 것들 가운데 가장 확실해 보이는 것들일 것입니다. 자신의 소유, 인맥, 학력, 배경과 같은 스펙을 의지합니다. 결국 돈 또는 사람입니다. 그게 든든하고, 성공확률이 높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이런데 그리스도인들이라고 특별하게 다른 게 있을까요? 보편적으로 그리스도인이라 해도 이렇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에게 세상에 수많은 의지할 것들을 떠나 영원하신 하나님을 바라보도록,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여 말씀에 순종하여 살아가도록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세상을 의지하여 살아간다면 우리는 수많은 실패로 이끌려갈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의 말씀을 의지하여 나아가면 놀라운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순종했던 베드로에게 엄청난 결과가 있었습니다. 6절 “그렇게 하니 고기를 잡은 것이 심히 많아 그물이 찢어지는지라.”
밤새도록 동료들과 고기 한 마리 잡지 못하고 허탕을 쳤는데,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데로 깊은 곳에 가서 그물을 던지니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심히 많은 고기를 잡았습니다. 그래서 7절을 보면 다른 배에 있는 동무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 하였습니다. 그들이 베드로의 배로 나아가 그물을 던져 올려서 보니 두 배에 가라앉을 정도로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충만함에 있습니다. 넘치도록 부으시는 은혜가 순종을 통해 우리 가운데 임한 것입니다. 얼마나 기쁘고 즐거운 일입니까? 하지만 베드로는 그 순간 놀라움으로 인해 두려움에 싸였습니다. 그 상황을 9절과 10절 상반 절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오랜 경험을 뛰어넘는 일이 바로 눈앞에서 벌어졌으니 베드로와 사람들이 너무나도 놀란 겁니다.
소위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으니 너무도 놀란 베드로는 순간 하나님의 경이로움 앞에 서서, 거룩하신 하나님의 현현 앞에서 자신의 죄인 됨을 고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8절 “시몬 베드로가 이를 보고 예수의 무릎 아래에 엎드려 이르되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니.”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이것은 거룩하신 하나님을 경험하는 순간 나오는 모든 죄인 된 인간들의 반응입니다. 엄청난 하나님의 광휘 앞에선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도 부끄럽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무서워하지 말라” 위로하시며 그를 소명의 자리로 부르셨습니다. 10b. “예수께서 시몬에게 이르시되 무서워하지 말라 이제 후로는 네가 사람을 취하리라 하시니”
물고기를 잡던 어부에서 사람을 구원으로 인도할 하나님의 일군으로 부름을 받습니다. 이 선택 앞에 베드로는 섰습니다. 그는 그 자리에서 결정해야 했습니다. 뒤로 미룰 수 없었습니다. 주님의 요청에 대한 응답은 즉각적이어야 합니다. 11절 “그들이 배들을 육지에 대고 모든 것을 버려 두고 예수를 따르니라.”
함께 했던 시몬, 야고보, 요한이 배들을 육지에 대고 모든 것을 버려두고 예수님을 따르게 되었습니다. 이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우리가 어떤 영적인 의미를 얻을 수 있습니까?
주님이 먼저 우리를 바라보신다는 것입니다. 고기한마리 잡지 못해 실의에 빠져 있던 베드로를 바라보시고 그에게 오셨던 것처럼, 오늘도 주님이 우리를 바라보십니다. 그리고 오셔서 또한 우리에게 도전하신다는 것입니다. 그 도전을 통해 우리 자신의 생각, 경험, 지식을 깨뜨리십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놀라우신 역사 앞에 설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의 연약함, 죄인 됨을 깨닫고 하나님 앞에 부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낮아졌을 때 우리를 주님께서 부르시는 것입니다. 그 부르심에 제자들은 자신의 삶의 터전, 도구들을 다 두고 즉각적으로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전적인 새로운 시작이었습니다. 과거의 의지했던 것들을 여전히 움켜지고는 새롭게 시작할 수 없습니다.
그 전까지의 그들의 삶은 갈릴리 호수에 나가 잡은 고기를 시장에 내다 팔아 생활을 꾸려가는 일상의 반복이었습니다. 이들에게는 배와 그물이 재산 전부요, 고기잡이는 삶의 전부였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사는 삶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그들에게 예수님이 나타나셨고 그분은 그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으셨습니다.
자신들이 의지하던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것은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이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었던 이적을 통해 예수님의 하나님 아들 되심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전적으로 주님을 따를 수 있는 것은 예수님의 주되심을 우리들의 삶 속에서 분명하게 깨닫게 될 때입니다.
단순한 종교적 헌신은 우리를 궁극적인 하나님 나라를 향한 헌신과 희생의 자리로 이끌어가지 못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을 만나면, 인격적으로 그 분을 영접하면 있는 삶의 자리에서 주를 위해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 출발점은 내가 지금 무엇을 의지하고 있는가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말씀을 의지하여 나아가고자 한다면 베드로에게 경험하게 하신 충만함을 우리도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거기로부터 우리는 이 땅의 삶이 아닌 하나님 나라의 새로운 질서를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의 상식을 넘어서고, 경험을 넘어서 우리의 수준이 아닌 아버지의 수준으로 말입니다. 그렇게 새로운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날 때 하나님 나라를 위한 거룩한 일군으로 부름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자기 자신을 의지한다면, 사람을 의지한다면, 소유를 의지한다면 우리의 길은 불투명해질 것입니다. 그것은 생명으로 가는 길이 아닙니다.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입니다. 복음 앞에 선 우리들을 다시 한번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과연 주의 말씀 의지하여 깊은 곳으로 나아가 그물을 던지는 도전을 감행하고 있는지? 아니면 여전히 자기 실패의 경험으로 인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해보았는데 안 된다”고 걱정과 염려에 사로잡혀 소망 없는 자리에서 살아가고 있지 않은지요?
물론 그 당시 예수님을 만난 모든 사람이 다 베드로와 같이 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적어도 예수님을 삶 속에서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자기의 생을 복음을 위해 드리려고 결단한 사람들에게는 베드로와 그 일행처럼 그 이전까지 삶의 모든 것이라 여겨질 만한 것들을 과감히 내려놓을 수 있는 결단이 뒤따라야 합니다.
그렇게 부르심에 응답할 때 우리는 ‘현세에 있어 여러 배를 받고 내세에 영생을 받지 못할 자가 없다’(눅 18:30)고 하신 예수님 약속의 성취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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