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3월24일 주일예배설교문
[ 배우고 받고 듣고 본 바를 행하라 : 빌4장8-9절]
최수근 목사(예수생명교회 담임목사)
몇 년 전으로 기억합니다. 밤새 폭력게임을 즐기던 청년이 새벽에 칼을 들고 나와 무작정 살인을 한 일이 잠원동에서 있었습니다. 거리낌 없이 생명을 해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생각이 게임에 잠식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게임에서 수없이 캐릭터들을 죽이다보니 현실과 가상세계가 분리되지 못한 겁니다.
어떤 생각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느냐에 따라 행동이 뒤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각 사람의 진정한 척도는 무엇을 가지고 있느냐, 은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 무엇을 행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결국 사람은 무슨 생각으로 채우느냐에 따라 그 됨됨이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거룩한 것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거룩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쓰레기를 생각한다면, 우리는 쓰레기가 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사야는 악인은 그의 길을 버리고 불의한 자는 그의 생각을 버리라고 하였습니다.
요즘 여러분은 어떤 생각에 사로잡혀 있습니까? 그 생각이 여러분을 어느 길로 이끌어가고 있습니까? 우리가 넘어지는 것은 한 순간입니다. 육체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에 우리의 마음과 생각이 사로잡히는 순간 사탄은 들개처럼 우리에게 달려들어 우리를 죄의 노예로 만들고 말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는 참으로 악한 때를 살고 있습니다. 세상이 얼마나 많은 불순한 생각과 악한 것들로 가득 차 있는지, 여기에서 우리를 지킨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마지막 때를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해선 주 안에 굳게 서서 주님의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바울은 빌립보교회의 성도들 가운데서 이와 같은 필요를 보았습니다. 지금 빌립보 교회의 성도들도 영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외부적인 핍박과 영적인 방해들이 있었고, 내부적으론 한 마음을 품지 못하고 갈등을 겪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외부적인 핍박과 내부적인 교회의 갈등을 겪으면서 위기를 맞고 있는 저들을 향해서 어떻게 주 안에 굳게 서야 하는지 4장 전반부에서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바울이 해법을 내어놓은 것을 보면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이 키워드입니다. 위기 앞에 서 있는 빌립보 교회의 성도들을 향해 바울은 4장1절에서 “이와 같이 주 안에 굳게 서라”고 권면하면서 그들이 실천해야 할 것들을 4장2절 이하에서 말씀하였습니다.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기도하라.”
바울은 성도들이 지금의 상황에 세속적인 사고방식으로 대하지 않도록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을 힘들게 하는 이들과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어떻게 하나님의 평강을 얻을 수 있고, 주 안에 굳게 설 수 있겠냐는 것입니다. 더욱이 마음과 생각이 하늘의 가치가 아닌 세속적인 가치 기준에 물들어 있다면 이런 일들은 우리에게서 있을 수 없습니다. 어떻게 우리가 항상 기뻐하고, 다른 사람들을 용서할 수 있고, 염려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완전히 다른 사고방식으로 대체하지 않고는 우리 마음에서 쓰레기를 걷어치우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사도바울은 빌립보교회의 성도들을 향해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입어야한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실 때만이 우리가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1. 이것들을 생각하라.
그렇다면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신다면, 그래서 지켜주심의 은혜를 입은 우리들의 생각에 채워 넣어야 할 내용들은 무엇이어야 하겠습니까? 이것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무엇에 사로잡혀 살아가느냐가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고, 그 행동 여하에 따라 우리가 주 안에 굳게 서갈 수도 있고, 무너져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거룩한 믿음이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거룩한 믿음과 함께 삶의 현장에서 작은 예수로 살아가는 생활의 열매를 하나님께 올려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에 바울은 빌립보교회의 성도들이 주 안에서 굳게 설 수 있도록 8절에서 그들의 마음과 생각에 자리 잡고 있어야 할 여러 가지 덕목들을 말하면서 이것들을 생각하라고 권면한 것입니다. “끝으로 형제들아 무엇에든지 참되며 무엇에든지 경건하며 무엇에든지 옳으며 무엇에든지 정결하며 무엇에든지 사랑 받을 만하며 무엇에든지 칭찬 받을 만하며 무슨 덕이 있든지 무슨 기림이 있든지 이것들을 생각하라.”
여기에서 ‘생각하라’는 말은 현재명령형으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행위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역량을 이것들에 지속적으로 집중하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다보면 그것이 자연스럽게 우리의 삶을 지배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먼저 그리스도인들은 참된 것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세상은 진리보다는 거짓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구별된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서기 위해 우리는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에게 집중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세상의 어느 거짓 된 것들이 우리에게 침투해 들어올 수 있겠습니까?
두 번째는 경건함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경건을 늘 생각해야 합니다. 저급한 것이 아니라, 세속적인 것이 아니라 삶의 고귀함을 생각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무엇이 옳은 것인지 늘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생각과 계획이 하나님의 의에 적합한지 살펴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악인의 길이 아닌 의인의 길에 서야 됩니다.
네 번째는 정결함입니다. 정결함은 흠이 없는, 순결한, 더렵혀지지 않은 것을 말합니다. 하나님께 우리 자신을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기 위해 우리는 흠 없는 삶을 살아야 하는데, 그것이 마음으로부터 먼저 시작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죄의 시작이 생각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분명하게 경고하셨기 때문입니다.
다섯 번째는 사랑받을 만한 것들을 생각하라고 하였습니다. 주변에 사람들의 마음을 역겹게 하고, 마음 상하게 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 모릅니다. 우리는 그런 것들이 아니라 사랑받을 만한 것들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과 사람들에게 사랑스러워야 합니다.
여섯 번째는 칭찬받을 만한 것들을 생각하라고 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칭찬받을 만한 행함을 가져야 합니다. 사람들은 다 속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행하는지를 지켜보다가 칭찬하기도 하겠지만 그렇지 못할 땐 욕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바울은 참되고 경건하고 옳고 정결하고 사랑받을 만하며 칭찬받을 만하며 덕스럽고 기릴만한 생각들을 하도록 우리의 마음을 조정하라고 권면하였습니다. 우리의 믿음과 함께, 이 땅의 시민으로서 실천해야 할 덕목들을 생각하고, 이런 삶을 실천할 때 세상을 향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점에서 실패하고 있습니다. 그냥 바쁜 일상에 세상 사람들처럼 아무 생각 없이 떠밀려갈 때가 많습니다. 우리가 본받아야 할 그리스도에 대해 깊이 묵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룩한 생각은 거룩한 삶에 필수적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로 하여금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시도록 해야 합니다. 고후10:5에“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무너뜨리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하게 하니”라고 했습니다.
이것을 위해 우리는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기도해야 합니다. 선하고 정결한 것에 우리의 마음이 집중하도록 하나님께 구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를 깊이 묵상하고, 예수님의 마음을 본받아야 합니다. 그로 인해 이 땅의 것들을 생각하고 염려하는 자가 아니라 하늘의 것들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자들이 품고 있어야 할 일 단계 행동입니다. 이 시간 거룩한 것을 생각하겠다고 결심하기 바랍니다. 이 결심이야말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행함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 헌신의 기본입니다.
2. 배우고 받고 듣고 본 바를 행하라.
하지만 이와 같은 생각의 차원을 넘어 그것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고, 열매를 맺는 단계까지 나아가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의 차원을 넘어 그것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고, 열매를 맺는 단계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숭고한 이상도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 한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바울은 빌립보교회의 성도들을 향하여 그 다음 단계까지 나아가는 성숙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기 때문입니다. 9절a절에서 바울은 자신에게서“ 배우고 받고 듣고 본 바를 행하라” 고 실천 명령을 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빌립보 교회의 성도들이 그에게서 배우고, 받고 듣고 본 바를 충성스럽게 고수하고, 확고하게 지키며, 그들의 삶이 그것들에 의해 지배되고 변화 받도록 촉구한 것입니다. 이것은 일회적인, 단기적인 행동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바울은 이미 성도들에게 자신을 본받으라고 했습니다. 그 점에서 그가 나열하고 있는 여러 가지 덕목들은 바울의 삶에서 드러난 것들이고, 그것을 철저하게 성도들에게 보여주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자신을 한권의 책처럼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은 바울 또한 늘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고자 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모든 것은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에 근거하여 살았고, 그리스도로 충만하여 살았습니다. 그러니 그에게서 나오는 것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사나 죽으나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산다는 고백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바울은 이와 같은 자신의 경험을 기초로 빌립보교회 성도들의 생각이 지속적으로 어떻게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살아야 하는 지에 집중하도록, 그와 마찬가지로 생각에 대한 실천도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실천을 통해 습관적으로 행할 수 있도록 권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기대하는 거룩한 삶의 열매를 드릴 수 있고, 나아가 주 안에서 굳게 서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그 누구보다도 기독교 복음의 진리가 결코 행동과 유리된 고상한 말로 표현되어선 안 된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도 하나님의 말씀을 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주일에 한 번 예배드리는 것만으로는 그리스도인 삶이 완성되지 않습니다. 그것이 말씀에 대한 순종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예배를 통해 하나님이 받으실만한 거룩한 삶의 열매로 이어져야 합니다.
왜 오늘 기독교가 세상에 대해 강력함을 잃어가고 있습니까? 지난 한 주간 신문에 나오는 기사를 보면서 지금 그리스도인들의 마음과 생각에 자리 잡고 있는 것들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까지 되었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한국교회의 성도들처럼 배우고 받고 듣고 본 이들이 어디에 있습니까? 무슨 배움의 과정이 그렇게 많은지? 아마 세계 최고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현장에서 그것을 실천하는 부분은 미약하기 짝이 없습니다. 뭔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되었습니다. 잘못 배우거나 아니면 잘못 가르쳤거나? 저는 지금 우리의 문제는 둘 다의 문제라고 봅니다.
우리가 주님을 통해서 배우고 받고 듣고 본 바를 그대로 행할 수 있다면, 철저하게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아간다면 어떻게 이렇게까지 교회가 세속화 될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진리가 외면되고, 거짓이 판을 치는, 하나님께 영광이 아닌 자신의 영광에 눈이 먼 사람들이라면 어떻게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입을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하나님은 하늘의 것들을 생각하고,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로 채어져 작은 예수로 이 땅을 따뜻하게 만들어가는 자들에게 큰 선물을 주고자 하십니다.
3. 평강의 하나님이 너희와 함께 계시리라.
우리가 그리스도에게서 배우고 받고 듣고 본 바를 행하면 “그리하면 평강의 하나님이 너희와 함께 계시리라”는 약속을 하셨습니다. 바울은 빌립보 교회의 성도들이 하나님의 평안에 의해 보호되는 생각과 감정을 갖고 생산적이면서도 걱정이 없고, 염려가 없는 삶을 살기를 원하였습니다. 바울은 그들에게 기도와 감사로 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바울은 계속해서 빌립보 교회의 성도들이 올바르게 생각하고, 자신을 성찰하며, 판단하고, 그들의 마음을 참되고 선한 것으로 채워, 그들을 향한 복음의 요구를 실천하도록 촉구하였습니다. 그렇게 되었을 때 빌립보 교회의 성도들의 마음을 괴롭혔던 많은 걱정, 두려움, 불안 등이 제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마태복음7장 24절 이하에서 말씀을 듣고 행하지 않으면 모래 위에 집을 지은 자와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들은 결코 삶이 평안할 수 없었습니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모래성인데 어떻게 마음 편하게 발 뻗고 잘 수 있겠습니까?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평강의 근원이신 하나님과 관계를 맺지 못한 채 하나님의 평강을 소유하려고 합니다. 그 분과 온전한 관계를 이루는 첫걸음은 말씀에 대한 순종으로부터 시작이 됩니다.
예수님은 말씀과 함께 행함으로 우리들에게 보여주셨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 철저하게 자기를 내려놓으셨습니다. 오늘은 예수님이 나귀를 타고, 사람들의 환대를 받으며 예루살렘으로 입성한 종려주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영광을 향한 길이 아니었고, 십자가의 죽음을 향해 가는 길이었습니다. 우리는 고난을 향해 순종함으로 나아가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배우고, 본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도 우리의 십자가를 지고 그 분의 뒤를 따를 수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고상하고 숭고한 마음으로 채웠어도 오늘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부름 받은 우리가 십자가를 지고 따르는 순종의 길이 없다면 우리는 참 제자가 될 수 없습니다. 그냥 훌륭한 종교인 일뿐입니다.
우리는 진리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그 가르침을 우리의 삶 가운데 적용하는 거룩한 실천이 있어야 합니다. 본을 보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뒤를 쫓아야 합니다. 기도로 우리의 환경을 든든하게 둘러싸야 하고, 경건한 생각을 하도록 우리 마음을 훈련시켜야 하고, 우리 삶을 하나님의 말씀에 복종시켜야 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거룩하고 신실한 삶의 열매를 하나님께 드릴 수 있습니다.
그 때 우리 가운데 하나님의 거룩한 임재를 경험하게 되고, 오늘도 우리와 함께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든든하게 세워져 가는 은혜를 입고, 세상 어느 곳에서도, 그 누구에게서도 얻을 수 없는 하나님의 평강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이 약속하신 이 기쁨을 누리는 여러분이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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