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7일 주일설교동영상
[성령과 제자도: 요 14장 12-24절]
최수근 목사(예수생명교회 담임목사)
주후 1054년은 교회사에서 큰 사건이 벌어진 해입니다. 동방정교회와 서방로마교회가 갈라졌습니다. 요한복음 14장의 해석 차이에서, 정확히 말해 성령이 아버지로부터 오신 영인가, 아버지와 아들로부터 오신 영인가의 차이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분열되었습니다.
현대 교회에서도 성령의 영역은 민감한 데가 많습니다. 교파마다 주장하고 믿는 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성령님을 올바르게 알 수 있을까요? 올바르다는 것은 성경에서 말씀하고 있는 내용을 정확히 해석해낼 때 가능할 겁니다.
성령께서 개개인의 삶에서 행하신 일을 좀 안다고 해서, 성령에 대해 모두 다 알고 있는 양 자신하는 건 더 많은 영역에서 성령님이 행하시는 것을 볼 수 없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단순히 자신의 범주로 성령님을 제한하고 이해하려고 하다 보면 오류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성령님의 역사는 우리 이성의 차원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성경의 여러 곳에서 성령님에 대해 말씀합니다. 특별히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의 육성을 통해 성령의 사역을 이해할 수 있는 핵심 단서를 들을 수 있습니다.
요한의 기록에 따르면, 예수님께서는 잡히시던 밤에 열한 제자들에게 그들이 앞으로 가져야 할 제자도에 대해 길게 말씀하셨습니다. 그 가운데 성령에 대한 말씀을 하셨고요. 그런 점에서 성령님과 제자도는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12절 말씀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를 믿는 자는 내가 하는 일을 그도 할 것이요 또한 그보다 큰일도 하리니 이는 내가 아버지께로 감이라.”
“나를 믿는 자는 내가 하는 일을 그도 할 것이요” 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을 주로 믿는 자들, 바로 제자들이요 오늘날의 모든 그리스도인입니다. 예수님은 바로 그 제자들이 예수님의 사역을 위임받아 행할 것이라 하셨어요. 그 과정에서 예수님이 하셨던 일을 대행하는 것도 대단한데, 예수님은 제자들이 그보다 더 큰 일도 할 것이라고 말씀을 하신 겁니다. 어떻게 제자들이 더 큰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12절 하반절을 보면 이렇게 할 수 있는 근거가 “이는 내가 아버지께로 감이라”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아버지께로 가는 것과 주님이 하시는 일을 행하는 것, 나아가 그보다 더 큰일도 한다는 것이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요?
예수님께서 아버지께로 가시고, 이 땅에서 교회가 예수님의 사역을 대행할 수 있도록 성령님을 보내주셨기 때문입니다.
요 14:16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리니”
그래서 예수님은 요 16장에서 자신이 떠나가는 것이 유익이라고 하신 겁니다.
요 16:7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실상을 말하노니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이라 내가 떠나가지 아니하면 보혜사가 너희에게로 오시지 아니할 것이요 가면 내가 그를 너희에게 보내리니”
약속대로 성령이 오셔서 제자들로 하여금 예수님의 사역, 즉 선교와 말씀과 치유의 사역을 대행할 수 있도록 능력을 주셨습니다. 이것은 초대교회에 행해진 일회적인 사건이 아닙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예수님은 성령님을 보내시고 그 성령님을 통해 영원토록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우리 능력의 원천이 되어주시는 겁니다. 이를 통해 예수님께서 행하신 기적적인 표적들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겸손, 섬김, 사랑의 행동들을 따라 행할 수 있게 되었고, 이것들보다 더 큰 일도 감당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한계는 주님을 신뢰하는 믿음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그래서 주님은 믿는 대로 주께 구하라고 하셨습니다. 14절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내게 구하면 내가 행하리라.” 참으로 놀라운 말씀입니다. 이것이 기적의 비밀입니다. 더 큰일을 감당한다는 것은 기도로 이루어지는 거예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할 때 주님께서 그것에 대해 역사하시는 겁니다. 책임져주시는 겁니다.
그러기에 이 지상에서 성령 받은 제자들의 삶은 예수님의 삶의 연장선입니다. 주님의 능력이 우리의 삶과 사역을 통해 발현되고, 그 과정에서 성령은 제자들이 예수님의 행하셨던 일들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능력을 부어 주시는 것입니다. 따라서 성령을 경험하는 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경험하는 일입니다. 이를 통해 제자들과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 나라가 임재하는 새로운 시대를 섬기게 되는 것이죠.
여기에서 우리가 흔히 착각하기 쉬운 것은 능력이 내 안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여러 은사자들이 실족하곤 합니다. 자기에게 무한 능력이 있는 것처럼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성령은 단지 제자들을 위해 임하게 될 모호한 힘이 아닙니다.
“성령이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리니”라는 약속의 말씀처럼, 성령이 우리와 함께 계시기에 능력이 있는 것이지, 결코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능력이 아닙니다. 따라서 우리는 항상 기도해야 합니다. 성령 안에서 주님의 능력이, 통로된 우리를 통해서 온전히 이루어지기를 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주님께 돌아가야 할 영광을 도적질하는 것입니다.
성령님은 진리의 영이십니다. 요 14:17 “그는 진리의 영이라 세상은 능히 그를 받지 못하나니 이는 그를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함이라 그러나 너희는 그를 아나니 그는 너희와 함께 거하심이요 또 너희 속에 계시겠음이라”
진리의 영이신 성령님은 우리가 진리 가운데 있을 때, 즉 진리이신 예수님과 더불어 가기를 결단할 때 우리를 사용하십니다. 진리 밖에 있는 세상 사람들은 성령의 신비와 같은 하나님의 더 깊은 영적인 것을 이해할 수도 수용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성령의 능력을 통해 이루어지는 많은 일들을 부정하는 겁니다.
이렇게 성령을 받은 제자들과 현재에도, 그리고 나아가 미래에도 성령 안에서 예수님은 함께 계실 것입니다. 사실상 예수님은 제자들을 떠나지 않으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자연주의적 범주에 갇혀 있는 세계는 분별할 수도 측량할 수도 없는 경험 속에서 성령님을 통해 제자들 가운데 계시기 때문입니다. 성령 안에서의 임마누엘이 오늘 우리에게도 이어져 우리가 예수님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 능력이 발현되는 것이죠.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이가 되는 겁니다. 제자의 삶은 우리가 독자적으로 행할 수 없습니다.
세상이 점점 더 고립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시대 상황은 그럴지라도 예수님과의 연합과 그분의 돌보심은 성령 안에서 지속 될 것입니다. 근심하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그들을 버려두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요 14:18 “내가 너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아니하고 너희에게로 오리라” 주님의 돌보심은 바로 성령님의 돌보심입니다. 성령 안에서 실행되고 있는 주님의 돌보심을 신뢰한다면 믿음의 길에서 사탄과 싸워 나가는 이 길은 외롭지 않습니다.
성도를 돌아보는 돌보심을 너머 성령님은 우리에게서 성숙한 교제가 이루어지도록 도와주십니다. 성부, 성자와 친밀함으로 교제할 수 있도록 하시는 겁니다.
19-20절 “조금 있으면 세상은 다시 나를 보지 못할 것이로되 너희는 나를 보리니 이는 내가 살아 있고 너희도 살아 있겠음이라. 그날에는 내가 아버지 안에, 너희가 내 안에, 내가 너희 안에 있는 것을 너희가 알리라.”
성령 받지 못한 세상 사람들은 승천하신 예수님을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성령 안에서 성령 받은 이들은 볼 것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가 아버지 안에, 성도가 그리스도 안에, 그리스도가 성도 안에 있는 아름다운 연합을 누리는 겁니다.
성령 안에서의 이 연합은 우리가 더욱 아버지와 아들을 향하여 사랑하도록 만듭니다.
요 14:23 “사람이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니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실 것이요 우리가 그에게 가서 거처를 그와 함께 하리라.”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은 그분에 대한 순종을 의미합니다. 순종은 사랑의 증거입니다. 요 14:15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나의 계명을 지키리라.” 21절 “나의 계명을 지키는 자라야 나를 사랑하는 자니” 사랑하지 않으면, 순종하지 않습니다. 24절 “나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내 말을 지키지 아니하나니 너희가 듣는 말은 내 말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니라.”
성령님은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함으로 더욱 하나님의 사랑을 받게 하시고,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모시고 살아가는 전으로 세워주시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들의 삶에서 드러나는 하나님의 영광으로 귀결됩니다. 이것이 성령 안에서 이루어지는 제자도입니다. 성령은 우리를 주님을 사랑하는 제자로 세워가시는 겁니다. 단순한 은사자, 능력자가 아니라 성도를 온전하게 하심으로써, 준비시킴으로써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섬기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성령께서는 다락방 기도의 자리에 강림하신 이래로 자신을 내세우지 않으시고 모든 관심을 그리스도께로 향하게 하시며, 사람들을 믿음, 소망, 사랑, 순종, 경배, 헌신으로 이루어진 그리스도와의 교제로 이끌어 가십니다. 이것이야말로 소위 모든 ‘영적인’ 운동과 ‘영적인’ 체험이 진짜인지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입니다.
성령 충만은 우리를 순종과 하나님의 사랑 앞으로 이끌어 우리가 아닌 삼위일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제자도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성령게서 우리를 돕고 계십니다. 삼위일체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로 이끌고 계십니다. 이로 인해 삼위일체 하나님을 모시고 살아가는 성전의 축복이 임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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