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5월12일 주일예배
[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 행1장1-14절 ]
최수근 목사(예수생명교회 담임목사)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 앞에서 초토화되었던 제자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서도 그들은 단단해지지 못했습니다. 그런 연약한 제자들을 위해 부활하신 이후 40일간 예수님은 그들과 함께 하시며 하나님 나라의 일을 말씀하셨습니다. 제자들은 참으로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경이로움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보다는 이스라엘 나라의 회복에 여전히 관심이 있었습니다. 아직 저들은 새로운 하나님의 역사를 열어가기에는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지상에서의 예수님의 사역은 제자들의 부족함과는 무관하게 승천하심을 통해 종결되어야 했습니다. 예수님의 승천은 공간적인 떠나심의 사건보다는 이 땅에 남게 될 제자들을 위하여, 그리고 믿음의 고백 위에 세워질 교회를 위해 보혜사 성령을 보내주시기 위한 꼭 필요한 과정이었기 때문입니다.
약속: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
예수님은 누가복음24장49절에서 승천하시면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볼지어다. 내가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너희에게 보내리니 너희는 위로부터 능력으로 입혀질 때까지 이 성에 머물라”오늘 본문 사도행전1장4절에서도 “사도와 함께 모이사 그들에게 분부하여 이르시되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서 들은 바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는 예수님의 명령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루살렘을 떠나 세상으로 흩어지기에는 아직 제자들에게 가장 결정적인 일이 선행되어야 했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당장 뛰쳐나가 뭔가를 행동하려고 하기 보다는 그들에게서 하나님의 약속이 먼저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구속사역에 매우 중요한 충고입니다. 왜냐하면 제자들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에 직면해서 한번 실패했었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이 얼마나 자신만만해 했었습니까? 그러나 저들은 철저하게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다시금 아무런 준비 없이 나가면 결과는 뻔한 일입니다. 그러기에 실패의 자리였던 예루살렘에서 제자들은 그들의 실패와 연약함이 충족될 수 있기까지 다시금 기다려야 했습니다. 이번에는 하나님이 먼저 행하시도록 말입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실패했던 제자들의 그림자가 있습니다. 자신의 내면이 하늘의 것으로 채워지기 전에 자기만의 생각으로 한발 앞서 나가려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과 하나님 나라에 대해 , 교회생활에 대해 조금 듣고 안다고 해서 그냥 자기방식대로 봉사하고, 전도하고, 행동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초기의 열정만으로 잘 할 수 있습니다. 종종 대단한 결실도 맺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지금까지 수십 년간 목회현장에서 본 경우들은 대부분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더욱이 이로 인해 가장 중요한 하나님 나라의 일을 망치기까지 했습니다. 그 여파는 무엇보다도 본인에게 엄청난 파장으로 밀려와 실족하고 만다는 점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제자들로 하여금 부활하신 예수님이 떠나신 자리를 자신들이 어떻게든 메우려고 뭔가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지 말고, 그 무엇보다도 먼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성령의 기름 부으심을 기다리라고 강조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미 선지자 요엘을 통하여 성령을 만민에게 부어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요엘2장28절-29절“그 후에 내가 내 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니 너희 자녀들이 장래 일을 말할 것이며, 너희 늙은이는 꿈을 꾸며 너희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며, 그 때에 내가 또 내 영을 남종과 여종에게 부어줄 것이며.”
또 세례 요한을 통해서 그 약속을 확인해주셨습니다. 누가복음3장16절“나는 물로 세례를 베풀거니와 나보다 능력이 많으신 이가 오시나니 나는 그의 신발끈을 풀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노라 그는 성령과 불로 너희에게 세례를 베푸실 것이요.”
이처럼 성령의 오심은 신실하신 하나님의 약속이기에 분명 이루어주실 것입니다. 이런 연유로 제자들이 위로부터 능력이 임하기까지 기다림의 기간은 결코 무의미한 시간이 아닙니다. 제자들에게 가장 설레는 시간이며, 간절한 시간이었습니다. 신학자 Karl Barth는 예수님의 승천하심으로부터 오순절까지의 기간을 하나님의 능한 행위들 중간에 끼여 있는 ‘의미심장한 멈춤“이라고 했습니다. 교회로 하여금 하나님의 약속을 기다리도록 하는 멈춤이었던 것입니다. 그 무엇보다도 제자들에게 이 약속의 실현은 중요했습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에 관하여 모든 것을 알고 있었어도, 40일 동안 부활하신 예수님께 말씀을 직접 들었다고 할지라도, 승천하실 예수님으로부터 그 사역을 위임받아 이 땅에서 교회의 사명을 다하는 데는 지금의 상황으론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교회가 해야 하는 도전은 단지 예수님에 관하여 말해줄 수 있는 충분한 지식을 갖춘 지적 도전이 아닙니다. 오히려 예수님께서 이 땅에서 행하셨던 사역을 위임받아 계속 이어가야 하는 권세와 능력을 갖춘 도전이 되어야 했습니다. 부활을 목격하고, 부활하신 주님과 40일간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이와 같은 이유로 제자들은 성령의 오심을 위해 제자들에게 있어선 실패의 자리이자 적지인 예루살렘에서 기다리고 있어야 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구원의 자리로 부르셨습니다. 은혜를 경험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부르심의 목적을 이루도록 우리를 사용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 채워지지 않은 우리의 속사람을 위로부터 임하는 하늘의 능력으로 채우기 위해 우리는 지금의 자리에 머물러 있어야 합니다. 제자들이 예루살렘이라고 하는 실패의 자리에 머물러 하나님의 약속을 기다렸듯이 인내함과 간절함으로 기다려야 합니다. 그때 우리는 다시금 하나님과의 새로운 접촉점을 찾게 될 것입니다. 그와 함께 하나님은 우리에게 새로운 출발을 명하실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을 향해 증인으로, 하나님의 대행자로 살아가는 것은 우리 스스로 이루어갈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례: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
그렇게 예루살렘에 머물며 기다리고 있을 때 제자들은 성령으로 세례를 받게 될 것입니다. 5절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요한은 물로 세례를 베풀었으나 너희는 몇 날이 못 되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 하셨느니라.” 세례 요한은 회개의 증표로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었습니다. 그들은 먼저 자신들의 죄를 자백하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을 살기로 작정하였습니다. 세례는 결단에 대한 외적증표입니다. 이것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변화된 삶을 향한 내적인 변화가 뒤따라야 합니다. 그러나 요한의 세례는 구원을 주지는 못하였습니다. 그것은 앞으로 오실 메시아를 맞이하고 그의 메시지와 그의 세례를 받을 수 있도록 사람들을 준비시켰습니다. 반면에 성령의 세례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자에게 주어지는 선물인 성령의 영접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 점에서 성령세례는 구원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회적 사건입니다.
이처럼 성령세례가 일회적인 사건이라면 성령 충만은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경험입니다. 성령세례를 경험했다고 다 끝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서는 날까지 성령의 충만을 위해 기도하고 소망해야 합니다. 성령 안에 끈임 없이 거할 때 이 땅에서 참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성령세례를 통해 제자들은 하나님의 통치아래 복종하는 강력한 은총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되고, 제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격은 변화될 것입니다. 그래서 성령의 세례를 받고 성령 충만함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그 이전과 이후가 극명하게 구별될 수밖에 없습니다.
권능: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그것은 우리가 성령의 임하심을 통해 권능을 받기 때문입니다. 8절a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제자들은 성령세례를 통해 그 어떤 세상의 힘보다 더 위대한 성령의 능력을 받아야 했습니다. 이 능력은 이적과 기사가 일어나게 하고, 우리 속에 용기와 담대함, 확신과 통찰력을 주고, 말씀이 효과적으로 전파되게 하는 능력입니다. 이와 같은 능력은 땅의 능력이 아닙니다. 위로부터 오는 하늘의 능력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권능 받기를 제자 된 우리는 간절히 원해야 합니다.
증인: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리라
이렇게 제자들에게 성령의 권능을 주시는 목적은 하늘의 능력으로 무장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기 위함입니다. 성령이 임하시면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셨습니다. 성령에 의하여 제자들은 말씀과 행위를 통해 예수님이 그리스도 되심을 증거 하는 예수님의 증인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들 스스로 증인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성령께서 주도권을 쥐고 세워 가시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진실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증인이 될 수 없고, 증인이 되려면 우리에게 성령이 오셔야만 합니다.
오순절 성령강림을 통해 권능을 받은 제자들과 성도들에 의해 복음은 예루살렘과 유대와 사마리아, 땅 끝까지 흘러갔습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었습니다. 이렇게 증인은 성령에 의해 세워져 가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능력이 있다고, 언변이 좋다고, 사교적이라고 해서 증인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 부족해도, 사람 앞에 서기가 참 힘들어도 성령님께서 우리를 증인으로 세워주시면 예수님을 증거 하는 증인이 될 수 있습니다.
준비: 기도에 힘쓰더라
예수님은 이처럼 성령의 세례를 통해 권능을 받도록 제자들에게 보혜사 성령에 대한 약속을 하시고 승천하셨습니다. 이 땅에 남은 제자들과 예수님을 따르던 자들은 성령의 오심을 소망 중에 기다려야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예수님이 승천하신 이후 제자들의 행동이 달라졌습니다. 그들은 드디어 깨달았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교회에 요구하시는 행동은 어떤 사업이나 인간의 열정적인 노력 그 이상의 거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러기에 제자들은 성령의 능력을 얻고자 한 곳에 모여 기도에 전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14절에 보면 제자들과 함께 예수님을 따르던 이들이 모여“마음을 같이 하여 오로지 기도에 힘쓰더라.”하였습니다. 사실은 그 전만 하더라도 제자들은 한 시간도 깨어 기도할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감람산에서 십자가를 앞에 두고 간절히 기도하실 때조차 졸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들이 약속하신 성령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도가 드디어 초대교회의 지표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지체 없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성급한 현대인들인 우리들에게 있어서 기다림이란 사실 힘든 부담입니다. 마찬가지로 교회로서도 힘든 일 중의 하나입니다. 우리가 기다린다는 사실은 우리가 세상에서 실행해야 하는 일들이 단순히 우리의 노력이나 어떤 프로그램, 대중 운동만으로 성취하기에는 우리 능력 밖에 있음을 암시해줍니다. 우리는 세상의 능력과는 차원이 다른 능력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기에 제자들은 그 진리를 깨닫고 기다리며 기도했습니다. 막연히 기다리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기다리고 기도해야하는 것은 성령의 은사가 교회의 보장된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이 성령을 약속하셨다고 해서 우리에게 기도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성령의 은사는 기도 중에 지속적으로 새롭게 구해야 하는 은사입니다. 그 때, 그 역사가 아닙니다. 막연히 주시겠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간절함으로 마음을 합하여 기도를 기다릴 때 하늘로부터 임하는 선물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도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선, 성령의 권능으로 증인이 되기 위해선 성령세례와 더불어 성령 충만함을 받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제자들이 마가의 다락방에 모여, 성령강림을 위해 뜨겁게 기도하며, 성령의 임재를 기다렸던 것처럼 우리 삶의 자리에, 사역의 현장에 성령의 능력이 덧입혀지기를 위해 마음을 합하여 간절히 기도해야 합니다. 그와 같은 간절함을 보실 때 하나님은 약속하신 선물인 성령을 보내 주실 것입니다.
오순절성령강림주일이 한 주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순절성령강림을 통해 교회가 태동하고 복음이 땅 끝까지 확장되는 역사가 일어났던 것처럼 예수생명교회 모든 성도들에게도 성령님의 임재를 통해 권능을 받고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어 복음의 확장을 위해 오늘 헌신을 결단할 수 있기 바랍니다. 이를 위해 마가의 다락방에 모여 기도에 힘썼던 것처럼 한 주간 기도하며 성령의 역사를 사모하십시오. 그리고 성령의 권능을 받으십시오.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하나님 나라를 위해, 복음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세워주실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여러분의 거룩한 삶을 통해, 거룩한 입술을 통해 수많은 생명들에게로 증거 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 저희에게 성령의 세례를 약속하시니 감사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을 때 선물로 주시겠다는 성령의 약속을 통해, 이 땅에서 전혀 다른 차원의 삶을 살아가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되게 하옵소서. 우리로 하여금 증인의 삶을 살도록 하였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능력, 우리의 힘으로 이 막중한 사역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오직 성령 충만함의 은혜로 가능합니다. 성령의 도우심을 통해 행할 수 있습니다. 간절히 기도하며 바라오니 저희 모두에게 성령을 부어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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