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12월28일 주일설교문
[지혜로운 건축가입니까? : 마7장24-29절]
최수근 목사(예수생명교회 담임목사)
어느 덧 일 년의 시간이 흘러 2014년 끝자락에 우리가 서 있습니다. 2014년이 여러분에게는 어떤 일 년이었습니까? 새해를 마지하며 저마다 포부를 갖고 시작하지만 안타깝게도 한 해를 마무리할 때 보면 누구나 똑같은 결과를 거머쥐지 못합니다. 어떤 이는 보다 진일보한 해를 보내기도 하고, 어떤 이는 작년과 별반 다를 바 없고, 어떤 이는 오히려 와장창 무너져 버렸습니다. 이 결과의 차이는 어디에서 기인하는 걸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성공하고 좋은 결과를 얻는지 다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이들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아는 것이 힘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말은 우리를 오히려 병들게 하는 말입니다.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아는 것을 넘어 실천하는 것이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것도 우리가 무엇을 실천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잘못된 결과가 나올 것이 자명한데 그 일을 반복하고 있다면 그 실천은 무의미합니다. 우리 주변에도 성공을 향한 길라잡이를 자청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저들마다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어느 길로 가야할지를 이야기하지만 우리가 무작정 믿고 갈만한 길은 아닙니다.
어떤 길로 가는 것이 우리 인생을 건강하고,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세워갈 수 있겠습니까?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길의 선택은 너무도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많은 사람들이 가고 있는 쉬운 길, 편한 길을 선택합니다. 평균보다 못한 것도 싫고, 더 잘하고자 하는 것도 부담이 되는 듯 보입니다. 단독자로 하나님 앞에 서기가 불편합니다. 그래서 늘 대중 속에 묻혀 갑니다.
하지만 산상수훈을 통해서 예수님은 우리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좁은 문, 좁은 길로 가라하셨습니다. 세상의 패러다임으로 볼 땐 이 길이 어렵고 힘든 길입니다. 그러나 오직 그 길만이 우리를 생명으로 인도하는 길이기에 가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듣고 행하는 자
이처럼 좁은 문, 좁은 길로 가라하시는 말씀에 귀 기울임으로써 예수님의 말씀하심 앞에 순종하면 예수님은 그와 같은 인생이야말로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지혜로운 자라고 하셨습니다. 24절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
왜 예수님은 산상수훈의 말씀을 듣고 행하는 자가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하셨을까요? 예수님께서는 생각 없고, 열의 없는 사람들의 경건에 감명을 받지 않으십니다. 예수님은 피상적인 신앙으로 만족하시지 않고, 우리의 내면으로부터 진실 되게 우러나오는 순종을 요구하십니다. 왜냐하면 참 제자라면 예수님의 말씀을 들을 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메시지가 자기들의 삶을 변화시키도록 마음 문을 열고, 그 말씀을 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참 제자는 거짓되고 피상적인 자가 아니라 들으며 응답하는 제자입니다. 말씀을 듣고 실천적으로 응답함으로써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터 위에 그는 그의 인생을 세워가는 것입니다. 이것은 바리새인과 서기관들보다 더 나은 하나님 나라의 의로 살아가기 위한 출발점입니다. 그 점에서 주님이 말씀하시는 지혜는 세상의 지혜와 구별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을 듣고 그대로 행한다는 것은 세상 적으로 볼 때 어리석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입니다.
듣고 행하지 않는 자
그러나 예수님이 보실 때는 오히려 말씀을 듣고 지켜행하지 않는 자가 지혜롭지 못한 자였습니다. 26절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지 아니하는 자는 그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 같으리니”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말씀을 열심히 듣고, 그로 인해 그리스도인의 삶을 세워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기에 주님이 말씀하신 지혜로운 자인가 아닌가의 문제는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듣느냐 듣지 않느냐 하는데 있지 않습니다. 그들이 듣는 것을 행하느냐 행하지 않느냐 하는데 있는 것입니다.
이 차이는 우리가 고백하는 예수님의 주권이 우리의 삶의 주요한 실체가 되느냐 아니면 되지 않느냐에 따라 드러납니다. 행하는 자는 반석이신 예수 그리스도 위에 집을 지어가지만, 행하지 않는 자들은 모래 위에 집을 지은 어리석은 사람인 것입니다. 크리소스톰은 이렇게 모래 위에 집을 지으려 하는 사람을 “뇌가 없는” 자라고 하였습니다. 정말 아무 생각이 없는 자가 아니고선 모래 위에 집을 지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두 집은 그 형태와 재료와 기술에 있어서는 동일합니다. 다만 그 기초에서 차이가 납니다. 전자는 기초를 반석 위에 두었지만 후자는 그 기초를 모래 위에 두었습니다. 이것을 보면 참 제자나 거짓 제자나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이 차이가 언제 드러나게 됩니까? 진정한 그리스도인과 유사 그리스도인이 평상시에는 드러나지 않습니다.
무너지지 않는 집
우리가 말씀의 토대 위에 온전하게 세워져 있는지 평상시에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우리의 삶이 여러 가지 시험으로 흔들릴 때, 그리고 종말에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설 때 분명하게 체크가 됩니다. 말씀을 듣고 행함으로 반석 위에 세운 집은 무너지지 않습니다. 25절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치되 무너지지 아니하나니 이는 주추를 반석 위에 놓은 까닭이요” 우리 인생의 기초가 반석이신 예수 그리스도 위에 세워지면 그 어떤 고난의 환경 속에서도 잠시 흔들릴 순 있어도 무너져 내리지 않습니다. 왜 무너지지 않습니까? 그리스도 위에 세워진 자들만이 하나님의 능력으로 보호해주시기 때문입니다. 벧전1장5절“너희는 말세에 나타내기로 예비하신 구원을 얻기 위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능력으로 보호하심을 받았느니라.”
무엇보다도 예수님께서 25절과 27절에서 묘사하신 말씀은 우리 생의 충실성을 시험하는 하나님의 심판이 얼마나 격렬한지를 보여줍니다. 모든 인간의 생의 끝에는 우리 믿음의 견실성을 시험하는 하나님의 심판이 있습니다. 우리 믿음의 진위는 이때 폭풍에 의해 밝히 드러날 것입니다. 그 때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지켜 행함으로 하나님 나라의 의로 살아온 사람은 하나님의 심판을 통과하게 됩니다. 그것은 우리의 반석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믿음 안에서 순종한 우리의 삶을 지지해 주시고, 보증해주시기 때문입니다.
무너지는 집
하지만 말씀을 듣고 행하지 않음으로써 모래 위에 집을 지은 자의 말로는 처참합니다. 27절“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치매 무너져 그 무너짐이 심하니라.” 이처럼 모질게 시험이 닥쳐오고, 세상이 거칠게 우리를 유혹하며 흔들기 시작하면 예수 그리스도의 터 위에 깊이 기초를 내리지 못하는 한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그래서 종교개혁자 칼뱅은“참된 경건은 시련을 당할 때 비로소 가장된 경건과 완전히 구별된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왜 이와 같은 일들이 교회 안에서 벌어지는 것입니까?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듣고 행한다는 것은 그 말씀대로 좁은 문으로 들어가 좁은 길로 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그 말씀을 듣고도 좁은 문이 아닌 넓은 문, 넓은 길로 갑니다. 왜냐면 그 길이 쉽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좀 어렵다 싶으면 그건 할 수 없다고 단정 짓습니다. 게다가 사람들은 듣기는 듣데 선택해서 듣습니다. 자신의 취향에 맞고, 자신의 이익에 맞는 것만을 선별하여 듣고 행동하곤 합니다. 그것은 예수님이 보실 때 듣고 행하는 자가 아닙니다. 예수님이 보실 때 이런 자들은 반석이 아닌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자들입니다. 불행한 것은 이런 이들이 자신이 말씀을 듣고 지켜 행함으로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지혜로운 자라고 착각하는데 있습니다.
믿음은 철저한 순종에서
이처럼 사람들의 눈에 선하도록 말씀을 들려주신 주님 앞에서 사람들은 말씀의 권세로 인해 놀라워했습니다. 29절“이는 그 가르치시는 것이 권위 있는 자와 같고 그들의 서기관들과 같지 아니함 일러라.” 하지만 놀람은 수용이나 복종과 같은 것이 아닙니다. 놀라워함은 믿음의 의탁과 동일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초대를 받아들이고 하나님 나라로 들어올 때만이 예수님의 제자가 됩니다. 우리는 감정적인 반응만을 보일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길을 따르기 위해서 모든 것을 버려 둔 제자들처럼 행동해야 합니다. 그것이 참 믿음입니다.
집은 견고한 기초에 세워져야 한다는 데에 동의하는 사람들도 조차도 여전히 나가서는 모래 위에 자신의 삶을 짓고 있습니다. 이렇듯 사람들에게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지적으로만 이해하고 순종은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많습니다. 결국 우리는 끝없이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어리석은 자가 될 수밖에 없고, 뻔 한 결과 앞에 좌절하고 낙심하게 되는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이런 일이 반복된다는 점입니다.
미련한 길, 어리석은 길에서 벗어나 지혜로운 길로 가고자 한다면 예수님의 말씀이 우리 안에 수용되고 순종함으로 그 말씀이 실천되어야만 합니다. 물론 그 말씀을 우리가 어찌 다 실행할 수 있습니까? 산상수훈의 말씀 앞에 서면 우리는 매우 작아질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그것을 인정하고, 자기 의가 아닌 그리스도의 의로 매일 말씀 앞에 서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터 위에 우리 삶을 건축해 갈 때 우리의 삶이 예수님 때문에 온전하게 서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나의 의지로 세운 것들은 모두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고전3장12-13절“만일 누구든지 금이나 은이나 보석이나 나무나 풀이나 짚으로 이 터 위에 세우면, 각 사람의 공적이 나타날 터인데 그 날이 공적을 밝히리니 이는 불로 나타내고 그 불이 각 사람의 공적이 어떠한 것을 시험할 것임이라.” 우리 의로 세운 것들은 심판의 불 앞에 다 소멸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 자신이 우리 인생의 건축자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시편127편1절에서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라고 했습니다. 우리의 삶이 말씀을 듣고 지켜 행함으로써 반석이신 예수 그리스도 위에 세워져 가야 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진정한 건축자가 하나님이시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밀쳐내고 자기 멋대로 생의 집을 세워가는 일은 쉽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하나님의 시험대 앞에서 맥없이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그래도 굳이 그 길을 가시겠습니까?
오직 말씀에 거하는 삶, 하나님께 위탁한 삶이 될 때 우리 인생은 거룩하게, 건강하게, 아름답게 세워져 갈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최선의 것으로 보여주신 그 길로 달려갈 때 우리는 절대 무너지지 않는 “반석 위에” 세워진 인생을 지어가는 것입니다. “그 반석은 곧 그리스도이십니다.” 진리가 얼마나 분명합니까? 하지만 그렇게 성경을 통해 들어도 늘 갈등한다는데 우리의 약함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말씀대로 살고자 실천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그냥 그것을 읽고, 듣고, 참 좋은 말씀이라고 생각하고 감동받고, 은혜 받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더 이상 자신의 지식을 키우기 위한 말씀의 들음이 아니라 순종하기 위한 들음이 되어야 합니다. 참 제자도는 자기의 삶으로 드러내어야만 합니다. “너희는 말씀을 듣고 행하는 자가 되고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자가 되지 말라” 고 하나님은 말씀하셨습니다(약1:22)
주님은 오늘 우리에게 묻고 계십니다. “너는 굳건한 반석인 나에게 너의 생명을 세울 것이냐 아니면 단지 네 삶의 즐거운 편리로 인해 다가올 폭풍우 앞에 무기력 하게 무너질 모래 위에 너의 생명을 세울 것이냐?”
이 말씀에 어떻게 응답하느냐에 따라 여러분은 지혜로운 건축가가 될 수도 있고, 어리석은 건축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지난 시간 어떤 선택의 자리에 있었느냐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을 반석이신 예수 그리스도 위에 집을 짓는 지혜로운 사람으로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에 지금 순종하십시오. 성령께서 여러분을 도와 반석 위에 여러분의 인생을 세워가도록 도와주실 것입니다. 그렇게 세워진 집은 무너지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집을 지지해주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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