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10월20일 주일설교동영상
[ 지혜로운 사람입니까? 잠언1장1-7절 ]
최수근 목사(예수생명교회 담임목사)
직장에서나 학교에서 저 사람 참 지혜롭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반면에 뭔가 잘못해서 어리석다는 말을 들으면 참 속상합니다. 지혜롭다. 어리석다. 그 차이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학창 시절 IQ검사를 합니다. 여기에서 지능지수가 높으면 머리가 좋고, 지능지수가 낮으면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을 합니다. 문제는 그 수치가 그 사람의 지혜로까지 연결되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지능지수가 높다고 해서 그 사람이 반드시 지혜롭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낮은 수치에도 불구하고 지혜로운 이들이 우리 주변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요? 지혜는 순수하고 단순한 지성이 아닙니다. 지혜가 지성을 반드시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성에 초점을 맞추지도 않습니다. 그것은 지혜가 “무엇을 아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법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왜 잠언을 읽어야 하는가?
오늘 우리는 다양한 생활환경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하루 종일 수많은 선택을 하며 순간순간 부딪쳐오는 문제들을 헤쳐 가며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그러기에 마냥 즐거울 수 없습니다. 복잡한 환경과 문제, 인간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처럼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삶의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겠습니까? 무엇을 말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겠습니까?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의 감정을 어떻게 표출해야 합니까? 우리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나 불쾌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이런 문제들로 고민하지 않고, 편안하게 대처하며 물 흐르듯 살아갈 수 있는 길은 없을까요? 서점에 가보면 이런 문제들에 대처할 수 있는 처세술들을 논한 책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저도 이 책들을 사보느라 돈을 많이 들였습니다. 하지만 그 책들이 더 이상 저의 책꽂이에 꽂혀 있지 않습니다. 물론 좀 도움은 줄 수 있겠지요? 지식도 더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를 참 지혜롭게 만들어주진 않습니다. 그것이 참 지혜의 원천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서도 지혜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도 인생의 바다를 잘 항해하는 사람을 묘사할 때 “지혜롭다”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성경에서 지혜의 의미는“지혜란 이것이다”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분히 복합적입니다. 구약성경에 지혜문헌을 중심으로 볼 때 지혜(호크마)는 최소한 여섯 개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식으로서의 지혜, 상상으로서의 지혜, 훈련으로서의 지혜, 경건으로서의 지혜, 질서로서의 지혜, 도덕적 가르침으로서의 지혜라는 다양한 의미들을 갖고 있습니다. 그 점에서 성경에서 보여주는 지혜는 단순한 처세술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크리스천들뿐만 아니라 세상 사람들도 이와 같은 지혜를 얻기 위해 많이 읽는 성경 가운데 하나가 잠언입니다. 전체 31장이라 매달 하루에 한 장씩 읽으면 좋다고 해서 저도 청소년과 청년시절을 보내면서 참 많이 읽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읽고 있습니다. 하지만 잠언을 많이 읽는다고 반드시 지혜로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잠언을 읽고, 그것을 삶의 여러 정황 속에서 적절하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잠언은 대개 짧은 경구로 이루어져 기억하기 쉽게 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쉬운 이미지들이 사용되고 있어서 잠언을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잠언은 다양한 문학적 장치들로 짜여 진 지혜문학입니다. 그 점에서 특별히 주의해서 해석해야 합니다. 물론 잠언의 말씀에 분명한 약속이 있고, 불변하는 진리의 말씀도 있습니다.
하지만 잠언의 여러 경구들 가운데 보면 적절한 순간에 인용될 때에 진리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 그 점에서 잠언은 문자 그대로 실천하는 것을 목적으로 쓰여 진 것이 아닙니다. 이점을 유의하며 잠언을 읽어가다 보면 우리는 지혜로운 삶을 위한 강력하고 시기적절한 인도를 받을 수 있습니다.
잠언의 목표
오늘 본문인 잠언1장2절에서“이는 지혜와 훈계를 알게 하며 명철의 말씀을 깨닫게 하며”라고 말씀합니다. 이것이 잠언의 중요한 목표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지혜를 의미하는 히브리 단어 호크마는 “삶에 필요한 기술이나 전략”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잠언을 통해 삶을 지혜롭게 살아가는데 중요한 방법들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본능적인 것은 배우지 않아도 다 할 줄 압니다. 먹고, 자고, 싸고!! 그렇지만 그 이상의 성숙한 삶은 지혜를 갖추지 않고선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불행하게도 우리 주변에 이처럼 본능적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렇게 살면서 자신들은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옆에 있는 사람들을 다 죽이는 일입니다.
이렇게 본능적인 옛 사람의 삶을 넘어서도록 지혜를 알고, 이것을 우리는 지속적으로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기술적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하더라도 분별하며 살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지혜가 살아있는 지혜로 자리매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잠언은 끊임없이 독자들을 훈계함으로 훈련합니다. 3절에서“지혜롭게, 공의롭게, 정의롭게, 정직하게 행할 일에 대하여 훈계를 받게 하며”라고 했습니다. 이 의미는 말로써 점잖게 타이르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채벌이 동반된 훈련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잠언은 우리로 하여금 명철을 깨닫도록 도와줍니다. 명철이라는 말은 히브리 단어를 보면 ‘분별’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처럼 잠언의 목표는 잠언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술을 얻고, 그러한 삶을 살기 위한 훈련을 받으며, ‘올바른’ 길, 다시 말해 지혜로운 길, 공의로운 길, 정의로운 길, 정직한 길을 구별하도록 하는 분별력을 갖추게 하는 데 있습니다.
잠언의 유익
이와 같은 잠언의 지혜를 누가 들어야 합니까? 들어야 할 사람들은 지혜로운 자, 명철한 자, 어리석은 자, 젊은이 등 사실 모든 이들이 포함됩니다. 예외가 없습니다. 겸손하게 잠언의 말씀에 귀를 기울일 때 우리는 유익함을 얻게 될 것입니다. 4절-5절“어리석은 자를 슬기롭게 하며 젊은 자에게 지식과 근심함을 주기 위한 것이니, 지혜 있는 자는 듣고 학식이 더할 것이요 명철한 자는 지략을 얻을 것이라.”
어리석었던 자는 지혜로워졌습니다. 지혜로운 자는 더욱 학식이 더하여졌습니다. 명철한 자는 지략을 얻었습니다. 경험이 일천한 젊은이들은 삶에 풍성한 지식과 절제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로 인해 우리는 각각 다른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말해야 하는지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실제적인 지식을 얻게 됩니다. 또한 문제를 피하는 능력과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는 기술,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하는 말에 올바르게 반응할 수 있도록 그들의 말과 글을 해석하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말씀의 지혜는 우리를 새롭게 합니다.
지혜의 근본: 여호와 경외
그러나 잠언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보다 더 한걸음 나아가고 있습니다. 단순한 삶의 지혜를 얻는데 목적이 있지 않습니다.
7절에서“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은 하나님이 없이는 아무런 지혜도 있을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것은 온전한 지혜가 하나님께로부터 나오기 때문입니다. 잠언2장6-7절에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대저 여호와는 지혜를 주시며 지식과 명철을 그 입에서 내심이며, 그는 정직한 자를 위하여 완전한 지혜를 예비하시며 행실이 온전한 자에게 방패가 되시나니”
그러기에 우리는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 분으로부터 나오는 지혜로 충만해야 합니다. 무엇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입니까? 이것은 하나님을 사랑하면서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주권과 말씀의 명령에 복종하며 하나님을 섬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마디로 주권이양입니다. 나의 컨트롤타워를 주님께 드리는 것입니다. 이처럼 지혜로운 자들은 세상과 자신의 삶에 대한 하나님의 근본적인 역할에 마음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반면에 어리석은 자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시편14편1절에서 말씀하기를“어리석은 자는 그의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는 도다.”했습니다. 지혜의 원천이신 하나님을 부인하니 어리석은 자들은 더 이상 하늘의 지혜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그들의 삶이 점점 우매함의 그늘에 가리어지고, 결국 망하게 됩니다. 그 사실을 아이러니컬하게도 잠언의 많은 부분을 남겨놓은 솔로몬 왕에게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라고 하는 말씀 또한 솔로몬에게서 여실히 증명됩니다. 솔로몬 왕 하면 지혜의 상징입니다. 그의 지혜가 소문나면서 수많은 나라들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예루살렘의 솔로몬 왕에게 나아왔습니다. 그의 지혜로움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가 이렇게 지혜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을 온전히 경외하였기 때문입니다. 열왕기상 3장에서 보면 다윗 왕의 뒤를 이어 왕이 된 솔로몬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아버지 다윗 왕의 법도를 행하며 왕의 직위를 수행하는 가운데, 하나님께 일천번제를 드립니다. 번제는 하나님께 자신의 전부를 드린다는 의미의 자원제입니다. 하나님을 자신의 왕으로 높이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더욱 깊이 가져가는 제사입니다. 그것을 천 마리의 희생제물을 잡아 드렸으니 하나님이 얼마나 기뻐하셨겠습니까?
솔로몬이 이처럼 하나님을 경외할 때 하나님께서 밤에 솔로몬의 꿈에 나타나셔서 그에게 물으셨습니다. “내가 무엇을 줄꼬 너는 구하라.” 그때 솔로몬이 구한 것은 권력도, 명예도, 부도 아니었습니다. 열왕기하3장9절에서 솔로몬이 하나님께 구합니다. “누가 주의 이 많은 백성을 재판할 수 있사오리이까 듣는 마음을 종에게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 그는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였습니다.
지혜는 하나님의 선물
하나님은 이와 같은 솔로몬의 간구가 마음에 드셨습니다. 그로 인해 11-13절에서 하나님은 그에게 엄청난 복을 주셨습니다.
“이에 하나님이 그에게 이르시되 네가 이것을 구하도다. 자기를 위하여 장수하기를 구하지 아니하며 부도 구하지 아니하며 자기 원수의 생명을 멸하기도 구하지 아니하고 오직 송사를 듣고 분별하는 지혜를 구하였으니 내가 네 말대로 하여 네게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을 주노니 네 앞에도 너와 같은 자가 없었거니와 네 뒤에도 너와 같은 자가 일어남이 없으리라. 내가 또 네가 구하지 아니한 부귀와 영광도 네게 주노니 네 평생에 왕들 중에 너와 같은 자가 없을 것이라.”
이렇게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지혜와 총명을 주심으로써 그는 이스라엘 역대 왕들 중에서 가장 큰 영화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사람들이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러 사방에서 몰려왔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그에게 복을 주시며 말씀하실 때 매우 중요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왕상3장14절에서 하나님은 분명하게 복을 주심과 함께 경고의 말씀도 하셨습니다. “네가 만일 네 아버지 다윗이 행함같이 내 길로 행하며 내 법도와 명령을 지키면 내가 또 네 날을 길게 하리라.”
지혜의 유효기간
하나님 주시는 지혜의 유효기간은 언제까지 입니까? 하나님을 경외할 때까지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길을 떠나는 순간 하나님 지혜의 영이신 성령님은 우리를 떠나고 마는 것입니다.
열왕기상 11장에 이르면 결국 솔로몬의 마음이 여호와를 떠나버립니다. 정략결혼을 통해 얻은 이방 여인들을 사랑하게 되면서 그녀들이 품고 들어온 우상들을 섬기면서 그는 어리석음과 퇴락의 길을 걷게 되고, 결국 이스라엘이 남과 북으로 분열되는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습니다. 그는 말년에 더 이상 지혜로운 왕이 아니었습니다. 어리석은 왕이었습니다.
전도서12장13절에서“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고백했던 말이 그의 생 마지막 자리에서 지켜지지 못했습니다.
우리의 본분이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 분의 말씀에 순종할 때, 우리는 지혜의 영이신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통해 인생의 올바른 길을 걸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는 길목 길목마다 수많은 함정들이 놓여 있습니다. 우리가 방심하는 순간 사탄은 포효하는 사자처럼 우리를 집어삼키고자 덤벼들 것입니다.
예수님도 그런 세상으로 제자들을 파송하시면서 경고하셨습니다. 마태복음10장16절“보라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냄과 같도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양떼인 우리가 어떻게 이리가 가득한 세상 가운데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진리이신 예수님과 연합하여 살아갈 때, 그 분께 깊이 우리의 삶의 뿌리를 내리고 살아갈 때, 우리는 지혜의 원천이신 하나님과 연결될 것입니다. 그 지혜의 가치를 오늘 여러분이 누릴 수 있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인생이 하나님을 통해서 달라질 것입니다. 그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세상을 보며 세상의 어리석음과는 다른 차원의 멋진 인생을 살아갈 때 우리는 하나님께 큰 기쁨이 될 것입니다.
[예수생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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